Memory Archive

메모리 아카이브, 화강석, 3채널영상 20’17”, 42인치 모니터, 2019 @세마창고
메모리 아카이브, 화강석, 3채널영상 20’17”, 42인치 모니터, 2019 @세마창고
메모리 아카이브, 화강석, 3채널영상 20’17”, 42인치 모니터, 2019 @세마창고

메모리 아카이브는 한국과 일본에서 구 조선총독부-중앙청-국립중앙박물관을 기억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진행한 영상 설치작업이다. 인터뷰 영상은 총3대의 모니터에서 보여지며, 화강석으로 이루어진 불완전한 형태의 미로와 함께 배치된다.

1993년 김영삼 정부는 ‘역사바로세우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일제식민지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구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를 결정했다. 인터뷰 속 인물들은 당시 건물철거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인물들과 개인 블로그 당시의 기록을 남긴 인물들로, 건물에 대한 개개인의 기억과 철거 결정에 대한 여론과 분위기, 철거 반대입장에 대한 주변 반응, 첨탑이 잘려나가는 모습이 생중계되며 건물이 폭파되었다고 증언하는 집단기억 등 당시 한국과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를 회상한다. 1995년과 2019년이라는 두 시점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일제 식민지에 대한 정형화된 기억의 구조(친일반일이라는 도식적, 폐쇄적, 이항대립적 시선)가 지금도 남아있지는 않는지 성찰한다.

A sketch for a Foundation(2019)

토대를 위한 스케치_싱글채널비디오 6’20”, 실커튼에 프로젝션, 가변크기 2019 @세마창고

 

토대를 위한 스케치_싱글채널비디오 6’20”, 실커튼에 프로젝션, 가변크기 2019 @세마창고

토대를 위한 스케치(2019)
싱글채널비디오 6’20”, 실커튼에 프로젝션, 가변크기, 2019

<A sketch for Foundation>(2018)을 다시 제작한 작업이다.
영상에서 구 조선총독부-국립중앙박물관은 환상의 모티브로, 미적 체험의 기억의 장소로 등장한다.  건물의 과거를 하나씩 꺼내어 보는 과정에서 나의 기억과 공식 서사와의 불일치,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내적 혼란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의 기록을 다른 누군가와 간접적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Oval Portrait

고보빔, 아크릴거울, 동판화, 백릿 프린트, 팔레트, 가변크기, 2018
고보빔, 아크릴거울, 동판화, 백릿 프린트, 팔레트, 가변크기, 2018

이 작업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전시실에서 열린 기획전 <뻐꾸기알>을 위한 설치 작업이다. <뻐꾸기알>은 다른 새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 키우게 하는 뻐꾸기의 ‘탁란'(Brood Parasitism) 방식에 주목하여,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입주작가 다섯 명이 서로의 것을 특징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작품 전체를 자기 작품 안으로 들여와 원본의 문맥과는 다르게, 또는 심화시키는 방식으로 자기 작품에 원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획전이다. 정재연은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를 즉흥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박경률 작가의 작업에서 모티브를 얻어 자신의 작업에 적용한다.

이번 전시에서 <로스트 코너>(2018)는 난지전시실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진다. 기존의 <로스트 코너>가 특정한 주제를 정해 놓고 전시장의 건축적 특징과 동선을 고려해 주제를 강조하는 목적의 전시 방식이었다면, 난지전시실에서 작업은 <로스트 코너>의 원래의 맥락과 주제에서 벗어나 작업의 일부를 떼어내거나 즉흥적으로 추가되어 다시 보여짐으로써 자신이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위해 열어두고자 한다. 이 작업은 작업이 원래의 맥락과 주제에서 벗어나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한 실험이자, 주제의식에 대한 강박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Lost Corner _Stained glass

Lost Corner_Stained glass_고보빔, 아크릴 거울, 커튼, 가변크기, 2018
Lost Corner_Stained glass_고보빔, 아크릴 거울, 커튼, 가변크기, 2018
Lost Corner_Stained glass_고보빔, 아크릴 거울, 커튼, 가변크기, 2018
Lost Corner_지하 전시전경, 2018 @아트스페이스 그로브

개인전 제목인 <로스트 코너>는 판화와 영상, 설치 작업으로 구성되었다. 화려한 양식의 오래된 건축 도면을 연상시키는 판화, 커튼의 주름을 타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조명으로 투사된 스테인드 글라스, 돌을 옮기는 행위를 반복하는 작가를 보여주는 영상, 각각의 이미지들은 전시장 구조를 따라 배치되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면서 영상에 이르러 전시를 완성한다. 영상의 배경음은 헤드폰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데, 판화 속 건물이자 지금은 철거된, 옛 중앙청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앵커의 목소리로 전달한다. 앵커가 들려주는 ‘공식적 기록의 과거’와 작가의 행위는 서로 어긋나고 전혀 무관하게 보인다. 작가는 과거와 아무 상관없다는 듯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영상)을 식민지 건축에 대한 피상적 노스탤지어를 보여주는 판화 및 설치 작업과 파편적으로 병치시킴으로써 개인의 기억이 정치적 이념이나 집단적 이익에 의해 합의된 공적 기억과 상관없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불일치를 드러내고자 했다.

A Sketch for a Foundation(2018)

Lost Corner_A sketch for a Foundation, single channel video, 31’44”, 2018
Lost Corner_A sketch for a Foundation, single channel video, 31’44”, 2018
Lost Corner_A sketch for a Foundation, single channel video, 31’44”, 2018

영상 속에서 나는 돌을 옮기는 행위를 반복하며 미로와 유사한 구조를 만든다.
영상의 배경음은 헤드폰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데, 지금은 철거된, 옛 조선총독부-중앙청-국립중앙박물관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앵커의 목소리로 전달한다. 앵커가 들려주는 ‘공식적 기록의 과거’와 작가의 행위는 서로 어긋나고 전혀 무관하게 보인다. 작가는 과거와 아무 상관없다는 듯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식민지 건축에 대한 피상적 노스탤지어를 보여주는 판화 및 설치 작업과 파편적으로 병치시킴으로써 개인의 기억이 정치적 이념이나 집단적 이익에 의해 합의된 공적 기억과 상관없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불일치를 드러내고자 했다.

Lost Corner _etchings

Lost Corner_일층 전시전경, 2018 @Art Space Grove
Lost Corner_west, north, east_에칭, 17x27cm, 15x16cm, 17x27cm, 2018 @Art Space Grove
Lost Corner_Floor_에칭, 15x27cm, 2018
Lost Corner_North, South_에칭, 45x60cm, 2018

개인전 제목인 <로스트 코너>는 판화와 영상, 설치 작업으로 구성되었다. 화려한 양식의 오래된 건축 도면을 연상시키는 판화, 커튼의 주름을 타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조명으로 투사된 스테인드 글라스, 돌을 옮기는 행위를 반복하는 작가를 보여주는 영상, 각각의 이미지들은 전시장 구조를 따라 배치되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면서 영상에 이르러 전시를 완성한다. 영상의 배경음은 헤드폰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데, 판화 속 건물이자 지금은 철거된, 옛 중앙청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앵커의 목소리로 전달한다. 앵커가 들려주는 ‘공식적 기록의 과거’와 작가의 행위는 서로 어긋나고 전혀 무관하게 보인다. 작가는 과거와 아무 상관없다는 듯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영상)을 식민지 건축에 대한 피상적 노스탤지어를 보여주는 판화 및 설치 작업과 파편적으로 병치시킴으로써 개인의 기억이 정치적 이념이나 집단적 이익에 의해 합의된 공적 기억과 상관없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불일치를 드러내고자 했다.

Retrace

Retrace_공간 설치, 동판화 27점, 동판, 판유리, 시트지 커팅(작가의 대학시절 도서대여 목록), 2016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축갤러리
Retrace_공간 설치, 동판화 27점, 동판, 판유리, 시트지 커팅(작가의 대학시절 도서대여 목록), 2016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축갤러리
Retrace_공간 설치, 동판화 27점, 동판, 판유리, 시트지 커팅(작가의 대학시절 도서대여 목록), 2016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축갤러리
Retrace_동판화 27점, 각 60x80cm, 2016

이 작업은 내가 유년시절 방문했던 옛 국립중앙박물관(구 조선총독부)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한다.
매끈한 바닥과 장식, 한마디로 건물의 화려한 내부에 매료되었던 경험은 내 몸 어딘가에 각인된 신체적, 미적 체험이었다. 나는 이 기억의 건물을 판화로 복원해내고, 중앙홀을 축소한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 판화 연작을 배치했다. 판화 연작은 기억의 장소와 그 건물의 모델이 되었던  유럽의 건축물로 이어지며 시각적 동일성을 반복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공간의 유리창 표면에는 내가 대학 시절 빌려보았던 도서 목록이 판화와 중첩되어 보인다. 과거 일본이 열심히 모방한 서유럽의 식민주의 건축양식과 대학이라는 미술제도 안에서의 내 기록을 겹쳐 보이도록 했다. 궁극적으로 이 작업은 개인적인 기억의 장소를 시작으로 미감의 원형을 추적하는 과정이자, 원근법적 시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기인식의 과정이다.

 

entitled

공간 설치, 철제봉, 로프, 공, 연필, 2014 @서울대미술관
공간 설치, 철제봉, 로프, 공, 연필, 2014 @서울대미술관
공간 설치, 철제봉, 로프, 공, 연필, 2014 @서울대미술관

이 작품은 관객에게 자신이 원하는 작품의 제목을 적을 수 있도록 고안한 설치 작업이다. 나는 화이트큐브와 유사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철제봉과 로프에 공을 매달아 긴장감있게 배치했다. 관객은 공간 안을 둘어본 후 외벽에 달린 연필로 직접 자신이 원하는 작품의 제목을 적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에는 정해진 제목이 없으며 관객 스스로 자신만의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둔다. 보통 작가의 의도나 작품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는 제목을 관객에게 열어둠으로써, 각기 다른 인식의 주체들이 ‘같은 방식’으로 보는 것에 강요받지 않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관객들이 적은 제목은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Dialogue

책상, 조명 2개, 디머 스위치, 100x160x90cm, 2014 @테미예술창작센터 학습관
책상, 조명 2개, 디머 스위치, 100x160x90cm, 2014 @테미예술창작센터 학습관

이 작업에서 빛의 밝기는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나 언어 대신 ‘협상의 도구’로 등장한다.
테미예술창작센터 학습관* 책상에는 두 개의 스탠드와 양쪽의 밝기를 동시에 조절하는 스위치가 있다. 따라서 스위치를 먼저 작
동하는 사람이 상대편 스탠드의 밝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상에 앉은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적절한 빛의 밝기를 맞추기 위해 대화를 시도할 것 같다가도 머뭇거리거나,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더라도 완전한 합의를 이룰 수 없는 그 미묘한 순간을 마주한다.

*1961년부터 대전의 최초시립도서관으로 출발했던 테미도서관은 2014년 테미예술창작센터로 변경되었다.  시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창작센터의 일부를 공공도서관(학습관)으로 남겨두었다. 그러나 공간의 용도가 변경된 사실을 모르고 찾은 시민들의 민원이 적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이 작업의 계기가 되었다.

St.Saviour’s Emergency Private Shelter

세인트 세이비어스 이머전시 프라이빗 쉘터
싱글채널비디오 3’10”, 펜스, 시멘트블럭, 2012

이 작업은 런던 북동쪽에 이슬링턴 자치구에 위치한 세인트 세이비어스 건물의 과거와 현재의 장소적 맥락을 재구성한 작업이다. 건물은 원래 성공회 교회의 용도로 지어졌지만, 현재 플로렌스 트러스트가 운영하는 레지던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작업은 장소 특정적 설치와 영상으로 구성된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대피소의 출구로 보이는 설치작업이 자연스레 놓여있고, 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내부 중앙에 입구로 보이는 설치작업이 있다. 그 옆에는 짧은 동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은 건물 지하에 초호화 개인전용 긴급대피소가 들어설 것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광고 형식을 차용하는데, 전시 기간에 맞추어 소수의 회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건물이 과거에 누군가에게 은신처, 피난처의 역할을 제공하던 공공적 역할에서 다양한 이유로 현재는 소수의 작가들과 특정 집단을 매개해 주는 제도적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을 작업으로 풀어내었다. 말하면 과거의 공적 역할을 담당하던 장소가 특권적 장소로 변하고 있는 현실을 풍자적으로 나타낸다.

싱글채널비디오 3’10”, 펜스, 시멘트블록, 2012 @플로렌스 트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