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 Plus Ultra

샌드블라스팅, 펜스, 글로스 페인트, 그릿, 기둥에 글자 음각 후 금박, 2011 @KASRT
샌드블라스팅, 펜스, 글로스 페인트, 그릿, 기둥에 글자 음각 후 금박, 2011 @KASRT

영국 남쪽에 위치한 항구 도시인 플리머스에서는 2011년 당시 대대적인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철거될 운명에 놓인 건물의 수많은 기둥 중 하나를 기념비로, 건물의 내부를 무덤으로 치환했다. 기둥의 페인트를 제거하고 그 위에 라틴어인‘Nec Plus Ultra’(더 이상 나아 갈 수 없다)를 새긴 후 철제울타리를 둘렀다. 이 문구는 헤라클라스의 기둥에 나오는 텍스트로, 과거 신대륙으로 건너가기 위해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하던 플리머스의 찬란한 과거에 비해 너무나 폐허가 되버린 도시의 분위기와 현재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나타냈다. 기둥은 철제울타리와 금박 텍스트로 장식적 효과를 더하며 곧 무너질 건물의 무용함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