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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 시멘트, 30x43cm, 2011 @플로렌스 트러스트
7/24, 시멘트, 30x43cm, 2011 @플로렌스 트러스트

이 작업은 작가가 2011년 레지던시에 입주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당시의 개인적 심리상태를 모티브로 삼은 작업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순응, 타협, 전복, 회피 등의 복합적인 심리적 변화를 겪는 것은 불가피했다. 과거 교회로 사용되었던 스튜디오에서 작가는 알 수 없는 심리적 중압감을 느끼며 그 감정을 떨치기 위해 시멘트 블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멘트 블록이 쌓이면서 작업실의 지면이 점점 높아지고 책상을 이리저리 옮겨졌다. 작가에게 블록을 만드는 일은 어느 순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작업실에 와야 하는 상황으로 역전되었다. 시멘트가 몰드에 달라붙어 망쳐버리기 전에, 한 개라도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제 시간을 지켜야 했다. 작업은 더 이상 제작보다는 실패하지 않기 위해,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작업실에 출퇴근을 반복하는 어떠한 행위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