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al Portrait

고보빔, 아크릴거울, 동판화, 백릿 프린트, 팔레트, 가변크기, 2018
고보빔, 아크릴거울, 동판화, 백릿 프린트, 팔레트, 가변크기, 2018

이 작업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전시실에서 열린 기획전 <뻐꾸기알>을 위한 설치 작업이다. <뻐꾸기알>은 다른 새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 키우게 하는 뻐꾸기의 ‘탁란'(Brood Parasitism) 방식에 주목하여,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입주작가 다섯 명이 서로의 것을 특징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작품 전체를 자기 작품 안으로 들여와 원본의 문맥과는 다르게, 또는 심화시키는 방식으로 자기 작품에 원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획전이다. 정재연은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를 즉흥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박경률 작가의 작업에서 모티브를 얻어 자신의 작업에 적용한다.

이번 전시에서 <로스트 코너>(2018)는 난지전시실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진다. 기존의 <로스트 코너>가 특정한 주제를 정해 놓고 전시장의 건축적 특징과 동선을 고려해 주제를 강조하는 목적의 전시 방식이었다면, 난지전시실에서 작업은 <로스트 코너>의 원래의 맥락과 주제에서 벗어나 작업의 일부를 떼어내거나 즉흥적으로 추가되어 다시 보여짐으로써 자신이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위해 열어두고자 한다. 이 작업은 작업이 원래의 맥락과 주제에서 벗어나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한 실험이자, 주제의식에 대한 강박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이다.